메인
ERROR
당신은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 돼요.
삶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SCENE-0의 유랑자
W.갯강구
KPC 大海原九
PC 黒粋奴藻
깜박,
당신은 눈을 뜹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독히 푸른 하늘.
그리고 탁 트인 일직선의 도로입니다.
옆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대교와, 인도를 가르는 펜스.
풍경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건...
여기는 차 안 인가요?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면 이치지쿠가 운전대를 잡고 있습니다.
大海原九
야아, 이제 일어났어?
黒粋奴藻
...우리, 어디 가야하던 곳이라도 있었나?
大海原九
자는 사이에 그것까지 잊어버린 건가, 단세포 군?
ERROR
백미러에는 어쩐지 귀여운 곰돌이 키링이 걸려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름 모를 잔잔한 노래는 어쩐지 들어본 적도 없는 가사가 흐르고 있습니다.
大海原九
아니면 따로 가고 싶어진 곳이라도 생긴 거야?
黒粋奴藻
가고 싶은 곳은 딱히...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목적지가 중요하지는 않은 모양이지? (차 내부 둘러보기 위해 상체만 등받이에서 일으켰다가...문득,) 네가 운전을 다 한다?
大海原九
(아하하하...웃음소리가 난다.) 오토바이도 일단 몰 줄은 알거든?
ERROR
차 내부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방향제를 꽂은 건지 뭔가 라벤더 향이 난다는 것 정도일까요?
黒粋奴藻
종류가 다르지 않아? (이쪽은 오토바이와는 어색함)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것보다 진짜 피곤했나, 어째 기억이 하나도 없는데...
大海原九
하나도 없다라. 그러게 술은 작작 마시라고 했잖아, 야츠모 군.
아니, 거짓말이지만.
黒粋奴藻
아?
大海原九
술은 안 마셨어. 어제도 달리고 있었잖아?
黒粋奴藻
...어제도?
종일 네가 운전을 했다고? 이틀을?
大海原九
(잠시 창문을 내린다.) 지금 네가 놀라고 있는 점이...
이틀 내내 운전을 했다는 점이 아니라, '내가' '계속' 이라는 점 같은 건 착각인가?
黒粋奴藻
착각 아닌데? (정말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군...)
야, 자리 바꿔.
大海原九
어디 가는 줄 알고?
黒粋奴藻
몰라. 안 알려주잖아, 네가.
운전대 잡으면 어련히 입 열겠지?
大海原九
이번엔 의외로 빨리 필요한 데서 똑똑해졌네, 야츠모 군. (일부러 입고리 조금 비틀어 올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엔 운전대는 못 줘.
아니, 정말 본의가 아니란 말이지, 이건.
黒粋奴藻
어렵게 말하는 버릇 좀 고치면 덧나? 이번엔 뭔데?
ERROR
문득 당신은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오직 바다라는 점을 깨닫습니다.
풍경은 맑기만 합니다.
도로는 표지판 없이 영원히 펼쳐져 있습니다......
영원히?
말 그대로, 끝이 없습니다.
모든 풍경이 같습니다.
大海原九
뫼비우스의 띠를 알고 있어?
黒粋奴藻
시작과 끝이 같...은 거였냐? 뭐 대충 비슷한 거 아냐? 앞뒤가 없었나, 그거.
大海原九
오늘은 설명할 수고가 특히 적네. 이상한 일이야...
ERROR
문득 귀를 기울여보면,
들려오는 소음은 자동차의 기동음과 서로의 숨소리 뿐입니다.
바람도 불지 않습니다. 바다는 고요합니다.
영원한 도로 위에 오직 두 명만 남아 있는 세상입니다...
야츠모, 이성 판정.
黒粋奴藻
cc<=60 이성체크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4 > 64 > 실패
ERROR
이 길은 언제 끝나는 걸까요?
大海原九
뭐, 아무튼.
이렇게 쭉 같은 풍경을 보는 것도 조금 질리지?
예고는 했으니까 이제 넘어갈까.
-난 정말 친절하다니까.
黒粋奴藻
...넘어가?
ERROR
이치지쿠는 미소를 짓고,
돌연 핸들을 확 꺾습니다.
차는 오른쪽으로 꺾여 펜스를 들이받습니다.
70키로의 안정적인 속도는 급격하게 악셀을 밟고 가속합니다.
펜스를 부수고, 대교를 넘어, 자동차가 추락합니다.
몸이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온몸의 장기가 한쪽으로 쏠리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옆을 보면,
이치지쿠의 표정은 지극히 평온합니다.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장면은 지나갑니다.
첨벙, 차체는 대교 아래의 강물 속으로 천천히 빠져들어 가고, 내부는 일순 푸른 어둠에 잠깁니다.
大海原九
뭐, 아까 기억이 안 난다고 했지.
괜찮아, 곧 날 거야.
(웃는다.) 이 짓도 이젠 즐겁지?
黒粋奴藻
...무슨 바람이 불었나 했는데, (차 문 내부에서 손잡이 잡고 흔들어본다.) 죽을 작정이야? 미쳤지?
大海原九
(비죽 웃는다.) 뭐 어때.
왜, 저거 예쁘잖아. 수면 봐봐.
黒粋奴藻
어떻기는, 아주...
....최악이지! 오케이, 하나뿐인 동거인이자 경호 대상이자... 아무튼 저게 진짜로 미쳤나 본데. 좋아. 그럴 수 있지.
아니... 그럴 수 없어. (한참 실랑이하다 지치면 그대로 멍하니 수면 본다.)
ERROR
이치지쿠는 옆에서 맑게 웃고 있습니다.
이게 뭐지? 뒤늦게 이성 -1.
차가운 물이 들어찹니다.
그러니까, 암전이 옵니다. 정신이 추락합니다.
END : SCENE-1의 끝
이치지쿠 ???, 야츠모 로스트.
1D4 (1D4) > 4
깜박,
당신은 눈을 뜹니다.
누운 지면이 물소리와 함께 일렁입니다. 아니, 지면인가요?
아니요...배 위입니다.
작은 배 위에 몸을 싣고 잠들어 있었습니다.
당신의 옆에는 이치지쿠가 앉아서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돛을 고정하는 끈을 묶고 이치지쿠가 말합니다.
大海原九
일어났어?
黒粋奴藻
... ... 굉장히 난감한 꿈을 꾼 것 같거든.
그래서 이건 뭐지?
大海原九
저런, 무슨 꿈이길래 그러실까.
뭐긴 뭐야. 배 여행이지.
黒粋奴藻
한번 더 꾸면 바다나 드라이브 공포증 따위가 생길 법한 꿈. 네 입장을 경험할 뻔했다. (주위 둘러본다. 둘 뿐인가?)
大海原九
(좀 불쾌한 듯이 한쪽 눈썹만 들었다 만다.) 그럼 더 친절해지라고.
ERROR
주위는 아까 꾼 꿈처럼 둘 뿐입니다.
주변은 완전한 밤입니다.
별들이 총총히 떠 있어 별자리를 찾거나 새로 만들기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문득 당신의 시선을 빼앗을 정도로 밝은 별을 따라 이치지쿠가 돛을 조금 움직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빼면, 역시 아무것도 없습니다.
黒粋奴藻
충분히 친절하지~. 네 주변에서 너한테 이 정도로 친절한 건 나 뿐이지 않아? (하늘에서 눈 돌린다.)
...목적지는?
大海原九
(대답하지 않고 돛을 한번 더 조정하듯 움직인 다음에야 다소 찡그린 얼굴로"그렇긴 하지. 그래서?" 한 마디가 많다.)
어디로 가고 싶은데?
黒粋奴藻
... 어디든?
(대자로 뻗듯이 누워버린다.) 모르겠네... 넌 팔 안 아파? 희한한 일이야.
大海原九
글쎄, 어떠려나...
여기선 아플 수가 없지.
저기, 일어나. 방금 깨 놓고 또 잘 생각이야?
黒粋奴藻
...별 보는 거라고.
大海原九
... ... ...
아는 별이 있다고?
黒粋奴藻
아니. (즉답.)
大海原九
(잠시 손을 들어서 하늘을 가리킨다. 제일 밝은 별.) 저건?
黒粋奴藻
... (제일 밝은가? 모른다. 선글라스 쓰고 있음) 어떻게 알아?
大海原九
너, 나랑 같은 학교 나오지 않았던가?
일본의 의무 교육은 어떻게 된 거야?
조난 당하면 1주를 못 버티겠구나, 너.
黒粋奴藻
조난 당할 상황을 안 만들면 그만이지. (하~품.) 배워도 잊을 수 있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랬나?
大海原九
너는 너무 많이 잊어버려.
黒粋奴藻
예를 들면?
大海原九
나는 누구지?
黒粋奴藻
오오우나바라.
大海原九
그럼 너는?
黒粋奴藻
...나는 나.
무슨 일 있어?
大海原九
너는 왜 여기에 있을까?
黒粋奴藻
...? (반쯤 일어나 앉는다.) 그야 네가...
음... 그런가. 우리 여기서 뭐하는 거지?
大海原九
목적지는 네가 정하는 거야.
지금은, 그렇군. 여행 중이지. 넌 유랑 중이고.
黒粋奴藻
'유랑'... 상당히 멋들어진 표현을 쓴다? 생각 없이 물 위에 떠있는 거겠지.
그리고 여행이면 둘 다 여행인 거지, 선 긋는 건 또 뭐람?
大海原九
나는 소설가야. (돛에서 손을 떼고 앉는다.)
단어에는 각자 미세하게 다른 의미가 있지. 오용해서는 안 돼. 알겠나, 소년?
黒粋奴藻
그러니까, ... ... (고개 젓고 완전히 일어서 돛 건든다.)
그런 걸로 하자고.
...돌아가지?
大海原九
어디로?
黒粋奴藻
집으로?
大海原九
여기는 어디라고 생각하는데?
黒粋奴藻
... ... 바다?
너는 알 거 아냐.
大海原九
뭐, 그렇지... (일어나서 잠깐 하늘을 보다가 빙긋 웃는다.)
조금 더 알려주도록 하자.
ERROR
문득 배가 크게 출렁입니다.
파도가 높게 일어나...아니, 파도요? 물이요?
아닙니다. 검은 점액지의...무언가.
우리는 정말 바다를 항해하고 있었나요?
찐득한 검은 것이 선박 안쪽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이 순간에도 이치지쿠는 산책이라도 나온 듯한 낌새입니다.
大海原九
슬슬 감 발휘할 때가 됐는데.
다음이면 되겠지.
자, 봐, 야츠모 군. 엄청 높은 파도가 오고 있어.
黒粋奴藻
...너,
大海原九
저 정도면 뭘 해도 소용없겠지만, 뭐, 괜찮아.
포옹이라도 해 줄까?
黒粋奴藻
(파도 응시한다.) 매번 바보, 바보 거리면서 정작 정답은 안 알려준단 말이지.
大海原九
아하하...
그런 약속이라서.
ERROR
도시를 덮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파도입니다.
야츠모, 이성 판정.
黒粋奴藻
cc<=59 이성체크 (1D100<=5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6 > 56 > 보통 성공
ERROR
무슨 약속?
그렇게 묻기 전에, 큰 파도가 기어이 배 위를 덮칩니다.
시야는 완전히 검어지고 당신의 몸이 강한 물살에 밀쳐집니다. 암전입니다. 정신이 추락합니다.
END : SCENE-4의 끝
이치지쿠 ???, 야츠모 로스트.
1D4 (1D4) > 3
...깜박,
당신은 눈을 뜹니다.
뺨을 간질이는 무언가가 당신의 잠을 깨운 듯 합니다.
주변은 온통 붉습니다. 베고 있던 것은 어딘가의 들판입니다.
언제 또 잠든 걸까요. 몸을 일으켜 앉으면, 이치지쿠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옆에 앉은 이치지쿠가 말합니다.
大海原九
일어났어?
黒粋奴藻
...세 번째.
너, 전부 기억하고 있지?
大海原九
(불쾌한 듯 턱을 괴고 있다.) 늦어.
黒粋奴藻
하아? 세 번만에 알아차린 걸 칭찬해 달라고.
아니... 됐다. 이번에도 뭔가 일어나서 죽...음, 다음으로 넘어가려나?
大海原九
(문득 풀을 득득 뜯어서 야츠모에게 던진다.)
黒粋奴藻
심술이야?
(그냥 맞아준다.)
大海原九
(짜증내기 시작...) 넌 왜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사는 거야? 바보나 멍청이나 얼간이 말고 다른 단어는 왜 일본어에 없지?
黒粋奴藻
뭐, 삼십 몇 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좀 바뀌라고 해도. 다른 언어로 욕 하던가, 못 알아듣겠지만.
大海原九
(조금 더 무게감 있는 갈대를 뜯다가 이젠 돌멩이를 손에 든다.)
黒粋奴藻
아무리 화가 났어도 그건 좀 많이 아플 것 같은데...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모양이지. 하지만 정작 하기는 싫다거나? 할 수 없다거나. 뭔가... 다른게 있다거나. 넌 항상 이랬지만...
大海原九
항상은 뭐야? (휙, 돌멩이를 던진다.) 난 기본적으론 비교적 솔직한 편이다만.
黒粋奴藻
(왼 손으로 잡았다.) 그럼 내 앞에서는 항상 '기본적이지 못한 상태' 였다는 거야?
大海原九
(말없이 노려보다가 하나 더 주운 돌을 저편으로 내던진다.)
지금 머리 쓸 곳, 거기 아니잖아.
黒粋奴藻
...하튼, 묻고 싶은 건 많지만... 그렇지, 이건 지금 할 짓이 아니야.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이 말 들으면 너는 또 '네가 상황 이해라는 걸 한다니 놀라운걸' 같은 소리를 하겠지만.
갇힌 건가?
大海原九
(입을 살짝 벌렸다가 다물고 그제야 약간 미소짓는다.) 근접했어.
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번째라고 했지?
사람은 세번 죽을 수 있는 생물인가?
黒粋奴藻
보통은, 아니지.
...보통이 아닌 경우를 꽤 봤기는 한데. (이건 필요 없는 첨언)
大海原九
너는 평범한 인간이잖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왜 여기 있는 거야, 넌?
여기는 어디야?
黒粋奴藻
'왜'? 그건 나도 몰라. 그저, 눈을 떴더니 처음에는 차량 내부, 그 다음은 바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있었으니까.
어디냐고 묻는다면, 그렇네에... ...
역시 꿈인가, 여긴.
大海原九
('드디어 말했다', 하고 중얼거리며 들에 핀 꽃을 하나 딴다.)
그래, 꿈이야.
뭐라고 하지 마, 나는 네가 말한 것밖에 말할 수 없거든. (조금 불쾌한 듯 미소짓는다.) 주인은 내가 아니라는 말이지.
黒粋奴藻
그 말은 즉, 이건 내 꿈이라는 소리군. (들고있던 돌멩이는 멀리 던져버리고, 바닥을 짚어 손에 잡히는 풀들을 당겨본다.)
...도대체 왜?
... ... 물어도 답할 수 없다고 했지?
大海原九
아주 직접적이지 않은 것 몇 개는 얘기할 수 있지...
여행과 유랑 얘기라던가 말이야.
말했잖아, '넌 너무 자주 잊어버린다'고. 하도 오래 잤으니 어쩔 수 없긴 하지.
黒粋奴藻
잊어버리고 뭐고, 기억 자체가 있었는지 어쨌는지 인식이 힘들다니까. 설마했더니 정말 꿈속일 줄은 몰랐지.
'왜'. 이거 알아보자면 나가기도 전에 지칠 것 같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떻게' ...인가? 나가는 방법은?
大海原九
(꽃이나 풀을 뜯어서, 이번엔 던지지 않고 그냥 위로 뿌려준다.)
"가고 싶은 곳은 네가 정하는 거야, 야츠모 군."
세상 만사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지.
다음이면 알지도 몰라.
ERROR
노을은 아직도 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가물가물한 해가, 오히려 아주 천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야츠모, 이성 판정.
黒粋奴藻
cc<=59 이성체크 (1D100<=5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ERROR
이성 -1
마치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지는 광경입니다.
문득 놀라운 광경에 한참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땅은 급격히 흔들립니다.
system
[ 黒粋奴藻 ] HP : 12 → 12
大海原九
언제까지 날 기다리게 할 셈이야?
ERROR
이치지쿠가 문득 당신의 눈을 덮어버립니다.
저 멀리서 양 떼의 울음 대신에, 짐승의 비명이 들립니다.
암전이 옵니다. 정신이 추락합니다.
END : SCENE-3의 끝
이치지쿠 ???, 야츠모 로스트.
1D4 (1D4) > 2
깜박,
당신은 눈을 뜹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딱딱한 테이블의 감촉.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고개를 듭니다.
작은 원형 테이블에 조그만 케이크가 하나, 홍차가 둘.
하나는 당신의 것. 다른 하나는 당연히, 앞에 앉은 이치지쿠의 것입니다.
이치지쿠는 불쾌한 얼굴로 홍차에 각설탕을 넣고 티스푼을 휘젓고 있습니다.
大海原九
...일어났어?
黒粋奴藻
진작.
자~ 이건 뭐... 마지막 만찬? 표현이 좀 다른가?
大海原九
마지막은 아니지...
가까워지고는 있지만.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정했니?
黒粋奴藻
(포크 들어 케이크 작게 나눈 뒤... 제법 큰 조각을 가볍게 입에 집어넣는다.)
...응. 따라올거지?
ERROR
케이크는 달콤한 초콜렛 케이크입니다.
大海原九
네가 정답만 제대로 고른다면야...
그보다 내가 여기 왜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당연하잖아.
黒粋奴藻
그야...네가. (처음에 눈을 떴을 때 비슷한 말을 한 것도 같은데. 기억 되짚어본다.) ....내가 여기 있어서?
갈 곳은 확실해. (포크 내려둔다.)
大海原九
그래, 네가 있어서. (말해보라는 듯이 빤히 바라본다.)
黒粋奴藻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돌아가자, 집으로!
大海原九
...그 말만 기다렸다고, 정말로.
ERROR
언제부터 우리는 이런 꿈을 꾸기 시작했을까요.
언제부터 함께였을까요?
세계를 몇 번 반복한 걸까요?
여느 꿈이 그러하듯 가늠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소용 없을 고민이죠.
당신은 꿈에서 깨어나기를 택했습니다.
당신의 의지로요. 중요한 건 그거죠!
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평화와 재난 속에서 빠져나가기를 택한 것은 당신입니다.
그러니, 눈꺼풀을 밀어 올려 보세요.
어떤 실수로 인하여 이곳에 들어왔든,
당신은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 돼요.
삶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깜박,
당신은 눈을 뜹니다.
부드러운 이불의 감촉, 익숙함과 동시에 생경하기 짝이 없습니다.
몸을 일으켜보면, 당신의 침대 맡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이치지쿠입니다.
당신이 기척을 내면 곧이어 이치지쿠도 벽에 기댄 머리를 뗍니다.
그리고 조금 불쾌한 얼굴로 묻습니다.
大海原九
...이제 일어났어?
黒粋奴藻
그...으래, 그 얼굴! 불쾌하고 불편하고 혼자 투정은 다 부리는 얼굴 말이야. (자리에서 단번에 일어난다.)
...기다렸냐?
大海原九
(꽤 침묵하다가) ...뭐야, 그 표현은?
(들고 있던 원고지 몇 장을 뭉쳐 던진다.)
네가 너무 잔 탓이잖아.
黒粋奴藻
...늦잠 좀 잘 수도 있지? (전형적인 -사태 심각성 파악 느린 사람- 의 답변. 마찬가지로 그냥 맞았다...)
大海原九
아주 자다가 저세상까지 가지 그러니? (문득 상냥한 목소리로...)
黒粋奴藻
가면 그걸로 또 뭐라고 할 거지? (나긋한 목소리로 태평하게 받아쳐준다...)
大海原九
(그냥 원고지 한번 더 뭉쳐서 던진다.)
黒粋奴藻
아야...
大海原九
스트레칭이나 해!
黒粋奴藻
까칠하기는, 알았다고! 일어나면 되잖아- (그대로 방 밖으로 피신한다...)
ERROR
어째선지 일어나는게 평소보다 조금은 어려울수도 있겠습니다.
오래 누웠던 사람처럼요.
아니, 아예 몸 쓰는게 어색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치지쿠는 일어나라고 한 게 무색하게 당신이 일어나자 교대하듯이 누워버립니다.
하여간, 뭐.
평소랑 똑같네요.
SCENE-END
이치지쿠 생환, 야츠모 생환.
보상 : 일상으로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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