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末 @_R_U_HAPPY
new generation roman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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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이케부쿠로에서 화려한 날들을 보내던 32살 쿠로이키 야츠모,
난데없이 눈을 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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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넘어서 학교에 뚝 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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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옥상이네~, 라고 생각하는 당신,
어라? 여기 조금 낯익을지도.

 

쿠로이키 야츠모

...음? 내 눈에 익숙한 학교는 한 군데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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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10몇년이 넘어서 제대로 기억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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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뭔가 향수가 느껴지는데~
정오 햇살이 반겨주는 시간대에 들려오는 점심 종~
이 띵똥땡똥 소리 완전 기억해~
학창시절 추억에서 가장 강렬한 건 역시 점심시간 종이니까 말이야!

 

쿠로이키 야츠모

이야~ 이 소리 들리면 절대 교실로 안 돌아갔지... (그야 땡땡이 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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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절찬리 불량 학생이었던 야츠모 군.

 

쿠로이키 야츠모

...것보다 갑자기? (근처에 다른 학생은 없나? 불량 학생은 두리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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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학생 군은 주변을 둘러본다.

 

이치지쿠

...아저씨, 누구야? (급수탑 위에서 슬그머니...) 야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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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 ... 엥?
(묻는 말에 대답은 안 하고...) 아니아니아니... 저 얼굴이 더 익숙한데. 너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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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오오우나바라?

 

이치지쿠

(들고 있던 책 덮으면서 수상쩍게 바라봄...) ...교생 올 시기 지났는데.
저기...뭐야? 나 이렇게 위험한 사람한테 유명해질 정도로 사고 친 기억은 없거든요.

 

쿠로이키 야츠모

위험한 사람... 은 맞긴 하지. 사고 친 기억... 이 없다고? 그건 아니지. (턱 괴고 혼자 끄덕이기 시작한다.)
좋아, 이건 내 꿈인가? (실컷 중얼거리더니 제 뺨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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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그래요, 쟤가 누군데...
뺨을 꼬집은 당신, 볼을 찌르는 아픔에 san -1. #구라입니다.
아무래도 꿈은 아닌 모양입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어쩐지 이성이 깎이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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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시간대라 그런지 조금 배가 고픈 거 같기도 하고.

 

쿠로이키 야츠모

... ... 으음. 점심인가...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지만. 거기 너, 지금 고등학생?

 

이치지쿠

지금 어디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당연하지. (입고 있는 교복을 당당하게 가리킨다. 음, 세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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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선글라스까지는 괜찮다고 쳐도 이런 꽃무늬 셔츠로 옥상에서 나가도 되는 걸까?
벗어나면 바로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에게 신고당하는 게 아닐까.

 

쿠로이키 야츠모

상황은 차차 설명해줄테니 우선 밥부터 먹-... ... (그건...그래.) ...혹시 남는 교복 없냐? 이왕이면 좀 큰 걸로. 세라복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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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든 야츠모에게 희소식. 옥상 옆의 창고에는 분명 비품으로 체육복이나 교복 여분이 있었던 거 같다.

 

쿠로이키 야츠모

(오? 기억력 나이스)

 

이치지쿠

세라복이 뭐 어때서? (툴툴거리듯 중얼거리다 비품실 까딱인다.)

 

이건접니다

이 시대 학생치고는 좀 큰 야츠모지만 체육복이라면 무사히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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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좀 털고 입으면 어떻게...체육 교사로 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쿠로이키 야츠모

너라면 몰라도, (흠... 적당히 맞게 걸친 체육복 먼지 마저 털어낸다.) ...내가 입으면 안 어울리지 않겠어? 사이즈도 안 맞겠구만.
(말 마치고 뭔가 생각하더니 이치지쿠 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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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안 어울리는 쪽이 야마다도 더 화낼 거 같아서 난 좋은데. (우와, 붕대~. 진짜 야쿠자 아냐? 슬슬 재밌어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왜?

 

쿠로이키 야츠모

아니, 이대로 날 야쿠자라던가... 그렇게 부르면 외부인이라는 걸 바로 들킬 거 아냐? (자연스럽게 학교 탐방을 결심한다.)
'선생님'이라고 불러볼래? (ㅋ)

 

이치지쿠

(ㅋ)
너 학생 때 100% 불량아였지, 어쩐지 알겠어.

 

쿠로이키 야츠모

뭐? 왜?

 

이치지쿠

응~, 바로 사기 칠 생각 하는 점이나 옷 센스. 아무튼 좋아, 선생님~? 진짜 선생님이랑 마주치면 재밌겠네에.
(폴짝 옥상으로 내려온다.) 있지, 학교에 찾는 거 있어? 돈 떼먹고 간 사람이라던가? (ㅋ)

 

쿠로이키 야츠모

(이치지쿠의 키는 원래 시간대보다 줄었나? 손 펴서 대충 가늠해본다.) 돈 떼먹고 간 사람은 없지만, 내가 어쩌다 여기 떨어졌는지는 알아야 할 것 같거든...
네가 원인인가?

 

이치지쿠

(고등학생이라 조금 줄었다, 170?) 생사람 잡지 마. 나는 널 처음 보거든. (깜박인다.) 내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라면 너랑 연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쿠로이키 야츠모

(오, 한참 내려다보기)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아니, 분명히 '너'랑 아는 사이야. 지금의 너는 날 모르는 모양인데...
...배고프지 않아? 역시 밥 먹을래?

 

이치지쿠

(이 사람, 어른인데 밥 놓치고 다니는 건가. 20% 한심한 듯이 바라본다...) 어른의 조건은 자기 식사를 잘 챙기는 건데 말야, 있지...

 

Story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 도쿄 타워도 식후경.
이미 식당에 몰린 학생들 덕분에 텅 빈 복도를 지나다 보면 어라리, 길이 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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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현관 가는 길 아닌가.

 

이치지쿠

학교 식당에 선생님이랑 애들이 몇인데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는 너는 당연히 들키지. 앞에 있는 분식집이라도 가는 게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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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그거대로 재미는 있을 거 같습니다.
현관으로 가는 중앙 홀은 왠지 희고 큰 종이로 싹 덮여 있습니다.
이 게시판, 원래 고지문 같은 걸 붙여놓는 곳일 텐데요.

 

쿠로이키 야츠모

..뭐야? 이 종이들은. 다른 거 붙어있어야 하지 않아?
(물으며 건든다.)

 

이치지쿠

선생님들의 노력이야, 멋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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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를 넘겨보면 확실히 뭐가 붙어 있습니다.
뭐가, 라기보다는 신문지 같네요.
따지자면 가십 잡지!

 

쿠로이키 야츠모

가려둔건가? (잡지 내용은?)

 

Story

어디어디 선생님과 어디어디 학생이 사귄다며 과하게 걱정하는 어휘로 적힌 글과 용케 찍은 것 같은 사진이 잔~뜩.
기억나지 않겠지만 이 학교 학생과 선생님입니다.
같은 교복이네!
왜 이걸 꼭 가려뒀냐 하면, 접착제로 붙여놔서겠죠. 시너 냄새!

 

쿠로이키 야츠모

(가볍게 내용 훑고 뒤로 물러선다.) 대단한 짓을 해뒀네. 혹시 네가?

 

이치지쿠

귀여운 장난이잖아? 거짓말은 안 했는걸. (일부러 야츠모가 떼낸 흰 종이를 꾹 꾹 눌러 원상복귀 시켜준다.)

 

쿠로이키 야츠모

귀여운? 확실히 이 정도면 귀엽다는 정도로 그칠지도 모르겠다. (원래 시간대의 유사 방화범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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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원상복귀. 이 중앙 홀은 아까처럼 종이가 붙은 걸 빼면 그럭저럭 평범한 학교가 되었습니다.
그럼요, 그럼요, 유사 방화범으로 진화하기 전에는 자질구레하게 찌르고 다니기만 했으니까요.

 

이치지쿠

뭔가 전부터 아는 것처럼 얘기하네...지금의 너라느니 뭐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도 감명깊게 읽었어? (자기는 모르는 소리에 조금 떨떠름해짐)

 

쿠로이키 야츠모

하하, 횩시 기분 상했어? 이것도 귀여운 구석으로 쳐 줄까? (어깨 너머로 바깥 가리킨다.) 분식집이라도 가자며? 먹으면서 얘기하자니까.

 

이치지쿠

(약간 뚱하게 보더니 팽 고개를 돌린다.) 네가 사. (성큼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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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현관을 나옵니다. 시간을 확인하면, 대략 12시 20분. 아무도 학교 안에서 안 보였을 법 하네요.
풍취 느껴지는 1n년 전의 마을 풍경입니다. 이야~, 스카이라인이 훤하네.
포근한 냄새 풍기는 분식집으로 가는 도중 당신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 현금은 있나요?

 

쿠로이키 야츠모

... 지갑이 건재하다면 말이지. (이케부쿠로에 익숙해진 자신이 실감난다... ... 주머니 뒤적거린다.)

 

Story

지갑까지 사라지면 눈물나니까 있는 걸로 하자.
물론 돈을 건넬 땐 년도를 잘 살펴봐야 할 겁니다. 아니~, 과거로 온 사람들은 고생이네요~.

 

쿠로이키 야츠모

(눈물 흘릴 뻔...) 십년 감수했네. ... ...감수하면 안 되는 거 아냐? (거슬러온 년도 속으로 가늠해본다.)
아무튼, 내가 살게. 됐지?

 

이치지쿠

젊어지면 좋은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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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네가 뭘 몰라서 그래. (게다가 몸은 딱히 젊어지지도 않았다.)

 

Story

라멘이나 돈가스 카레, 야키소바 빵, 스키야키나 오믈렛. 분식집 메뉴는 일관성이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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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우와아, 아저씨같은 말. (17살이라고 너무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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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아저씨 입에 달고 살아서 딱히 반박은 안 한다.) 뭐 먹을래?

 

이치지쿠

(먹을 생각이 없어서 일단 비싼 거 시키는 녀석...) 이거. (돈가스 카레 대자 가리킨다.)

 

쿠로이키 야츠모

...너 그거 다 먹을 생각 아니지? 먹기는 할 거야? (시키기는 시킨다. 라멘과 함께...)

 

이치지쿠

(딴청 피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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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을 생각이구만 이녀석.

 

쿠로이키 야츠모

허, 그래. 돈 좀 버리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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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 라멘이랑 돈가스 카레요! 점원이 시원스레 주문을 받아갑니다.
분식집의 장점은 음식이 5분 내에 나온다는 점이죠.
따끈따끈 라멘과 돈가스 카레 대자가 앞에 놓입니다. 일단 먹으면서 생각할까나.

 

쿠로이키 야츠모

(젓가락 든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고 했던가?
미래에서 왔다고 하면 믿어줄거냐?

 

이치지쿠

(일단 양식미로 젓가락을 들기는 들었다. 돈가스를 더 잘라댈 뿐이지만...) ...저기, 그런 말을 할 거면 좀더 자신감에 차서 얘기해 줄래? 믿어줄 거냐? 라고 하면 증거를 대 봐, 라고 할 수밖에 없잖아. 뭐 믿을 거지만, 그게 재미있고.

 

쿠로이키 야츠모

증거라고 해도.... 방금 난데없이 여기로 떨어진 참이라 뭐 단서가 있어어야지. (한 젓가락 입에 넣는다.) ... ... (그러고보니...) 동급생은 꿰고 있는 편?

 

이치지쿠

재미있어 보이는 애들만. (이콜 모범생 빼고.) ...뭐야? 사실은 동급생이었어~, 같은 말이라도 하려고?

 

쿠로이키 야츠모

(문득 든 의문. 이 세계의 자신은 남아있을까?) 눈치 빨라서 좋네. 웃긴 거 알려줘? 너 나중에 내가 널 까먹었다고 툴툴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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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을까요? 그럼요, 지금쯤 어디서 땡땡이를 치고 있겠지...만나보는 것도 재밌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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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하? 내가? 무슨 소리야? 반대겠지? (미래를 모르는 17살은 당당하게 부정하고 되려 바보 취급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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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내 말 맞다니까? 15년 정도만 기다려 봐. (이쪽은 바보 취급 무시하고 여유롭게 라멘 국물이나 들이킨다.)
너, 역시 다른 사람 앞에서는 뭐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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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그릇 바닥을 칠까 말까 생각하는 중) 15년 뒤에 말이지~...길잖아, 볼 수 있을 리 없잖아. (그러면서도 미심쩍게 본다.)
별로...오기 전에 먹었으니까 배 안 고파.
그래서 안 먹는 거야.

 

쿠로이키 야츠모

진짜? (별다른 의심 없이 그릇 내려둔다.) 그럼 뭐어. (돈까스 하나 강탈.)
15년 생각보다 빨리 가~ 그리고 어떻게 확신해? 넌 네가 15년 뒤에 뭘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치지쿠

그야, 인류학자? (빨리 치워버리겠다는 양 돈가스 분해한 걸 삭삭 밀어줌)
그보다 15년 뒤에 보는 건 진로랑은 별개지? 그쪽이 더 어려워. 동급생이었다면 누군데? (젓가락으로 가리킴.) 통성명도 안 해놓고 사기 치면 안 돼, 선글라스 아저씨.

 

쿠로이키 야츠모

(인류학자? 비슷해... 아니, 이정도면 들어맞는 수준인가? 한 조각 더 입에 넣고 젓가락 내려둔다.) 이야, 그러고보니 내 소개가 늦었네...
...있지 않아? 쿠로이키 야츠모라는 이름의 동급생이.

 

이치지쿠

있지만, 학생 명단 조사하는 거 정도야 별로 어렵지도 않고. (얼굴을 모르니까 알수도 없고. 행동에 같은 버릇이 있나 찬찬히 바라보다가...)
...비교군이 있는 게 낫겠어. (의자에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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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이쪽으로 향하는 시선에 어깨 으쓱...) ... 음? 어디 가려고? (얼떨결에 따라 일어선다.)

 

이치지쿠

검증. 어차피 야츠모군도 지금 학교에 없을 거고...정말 동일인이라면 선생님은 되게 일관되게 자랐구나?

 

쿠로이키 야츠모

그런 소리 자주 듣지... ...정말? 그렇게 쉽게 마주칠 수 있을까?

 

이치지쿠

야츠모군이 가는 장소 같은 건 거기서 거기잖아. (~날조~)
안 어울리게 서점이나 강변에서 자전거나 타고 있겠지... (~날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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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쯤 내가 어디에 있었더라~생각해볼까나. 정답?

 

쿠로이키 야츠모

(~날조를 공설로~) 서점? 맞으려나. 거기만큼 시간 떼우기 좋은 장소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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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 역수입, 성공!~
거봐, 하며 앞장서는 이치지쿠가 분식집을 나섭니다. 계산하는 동안 귀찮게 저기 아직~? 같은 소리를 백그라운드에 깔아 드려요.
이 동네 서점은 걸어서 5분 거리. 체육복에 선글라스, 세라복으로 이시간대에 나돌아다녀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참, 우리 학교 문제아 학교였어.
새삼스러운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거리에는 우리 말고도 교복 입은 녀석들이 하나 둘 셋 넷...
이 녀석들 괜찮나~, 생각하고 있으면 그나마의 양심처럼 서점에서 나오는 소년이 한 명.

 

이치지쿠

저기~, 야츠모 군. (팔 한번 크게 붕 흔들어 부른다.)

 

쿠로이키 야츠모

(체육복에 세라복... 이 조합도 상당히 특이하군. 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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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하고 눈이 맞은 순간...

 

쿠로이키 야츠모(17)

뭐야, 이치지쿠? 나 보려고 여기까지 찾아와 줬냐? (어쩌다보니 맞는 소리)
옆에 저 사람은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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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응, 그래, 심심할까 봐? 착하지? 상냥하지? 그러니까 고맙다고 해야 돼? (이런 말이나 하며 32살 야츠모 등을 슬쩍 민다.)
새로 온 선생님. 닮았길래 신기해서 있지? 그쵸?

 

쿠로이키 야츠모(17)

이 시기에? 선생 새로 온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라고 말하며 옆으로 슬쩍 시선 준다...)

 

쿠로이키 야츠모

... 아.
(목 가다듬는다.) 안녕~ 담당 과목은... 체육... 인가? (이치지쿠에게 속삭인다...) 진심이야? 곤란한데. 아무리 봐도 수상하잖아.

 

이치지쿠

(곤란해하는 기색에 눈을 반짝였다...) 동급생보다는 낫잖아요, 치바 선생님? (설정 추가.)
예전 졸업생이고 체육 교사가 꿈이었고, 지금은 은사님 보러 온 설정. (여기까지 속삭여놓고 활짝 웃는다. 17살때는 드문 표정임.) 어때~? 도플갱어 같지! (일단 말하고 봄)

 

쿠로이키 야츠모

설정 하나는 참 디테일하네. 작가 하셔도 되겠어. (~미래 스포일러~) 하하, 이 친구가 학생이 나랑 닮았다고 끌고와서 말이야...

 

쿠로이키 야츠모(17)

(활짝 웃는 낯에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답한다.) 닮았나? 난 저런 험악한 흉터는 없어. (어깨 으쓱인다. 묘하게 분식점에서의 모습과 겹쳐보일지도....) 그쪽도 고생 많아 보이네. 제 친구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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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빼고 생각해 봐, 빼고. 야츠모 군 상상력이 부족해. 그러니까 국어 어려운 거야. (몸짓을 유심히 보다가 흐음, 하고 32살 야츠모를 빤~히.) ...그런데 좀이 뭐야? 말 이상한 데에서 끊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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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17)

어엉? 귀엽다고. 됐지? (얼버무린다. 되겠냐?) 확실히 내가 좀 더 키가 자라면... ...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까지 야쿠자처럼 자라지는 않거든? 봐, 뭔가 수상한 붕대도 감고 있고.

 

쿠로이키 야츠모

얘들아, 나 다 듣고 있다?

 

이치지쿠

되겠어? 아닌 거 아니까 더 해. (이난리...) 봐 줘. 이 선생님 패션 센스 좀 이상하단 말야. 저 붕대도 패션일 걸? 펑크 룩 같은 거. (당연히 아니지.)

 

쿠로이키 야츠모

평범하게... (다쳤다고 하면 그쪽이 더 수상해질게 뻔함.) ... 패션이지. 내 패션 센스가 뭐 어때서? 아마 쟤도 꽃무늬 좋아할 걸?

 

쿠로이키 야츠모(17)

더 하라고? 변명을, 아니면 귀엽다는 소리를? (뻔뻔)

 

이치지쿠

(진심? 하고 바라봄)

 

쿠로이키 야츠모

(ㅇ.ㅇ)

 

쿠로이키 야츠모(17)

(ㅁ.ㅁ?)

 

이치지쿠

(6.6 ...)

 

쿠로이키 야츠모(17)

꽃무늬? 괜찮지 않아?

 

이치지쿠

(번갈아봄, 동일인 확인 완.) ...저기, 취향 말야...응, 됐어. 너한테 귀엽다는 소리 더 들으면 미묘한 기분이 될 거 같아졌어. 서점 들른 김에 오늘은 문제집 좀 사서 풀지 그래, 야츠모 군.

 

쿠로이키 야츠모(17)

?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 문제집 소리에 다시 웃는다.) 이미 다음 시험은 어떻게 찍을지 다 정해뒀는데~ 됐어, 내가 뭐 대학 진학할 것도 아니고.

 

쿠로이키 야츠모

내가 저렇게까지 공부를 안 했던가? 이건 좀 새롭네. 하긴, 가만히 앉아서 문제지나 들여다보는 건 재미 없지.

 

이치지쿠

...왜 이렇게 자랐는지 벌써 예상할 수 있을 거 같은 말 고마워. 그럼 안녕, (32살 야츠모를 옆으로 슥 밀면서) 내일 봐, 야츠모 군.

 

쿠로이키 야츠모(17)

뭐야,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를 하라고. (뒷머리 긁적인다.) 더 놀다 가지. 알았어, 내일 봐! (자전거 끌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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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한편, 밀려나던 이쪽은...) 어떻게 자랐다고 생각했길래. 한심한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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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더도 말도 더도 말고 야쿠자. 내가 뭘 해도 신고할 거 같지 않다는 점은 한심하지만 딱 좋은 참이고. 그런데 어때? 정말로 야쿠자였어? 이거 패션 아니지? (붕대 손가락질...)

 

쿠로이키 야츠모

패션? 당연히 아니지. 너라면 안 믿어줄 것 같긴 했어. 뭣하면 풀어서 보여줄까? (물론 농담이다.) 많이 다치기는 했지만 야쿠자는 아니야... 험한 일을 좀 할 뿐.

 

이치지쿠

응. (냉~큼.) 그거 야쿠자보다 위험한 일 하는 사람처럼 들리는걸, 그럼 싸움 잘 해? 본능이나 감으로 칼 피한 경험도 있어? (야츠모를 앞세우고 어딘가로 향하는 중.)

 

쿠로이키 야츠모

무슨 만화 같은 소리를. 기척이 느껴지면 피하기야 하겠지. (정말 풀어야 하나 고민하던 와중 자연스레 걸음 옮겨진다.) ...지금 어디 가?

 

이치지쿠

상황 자체가 이미 만화같잖아? 방향은~, 치바 선생님이 오지 않았다면, 원래 갈 예정이었던 등교 거부 친구네 집. 걱정되서 말이야?

 

쿠로이키 야츠모

그 '치바' 라는 이름은 굳어진 거야? (얌전히 따라 걷는다.) 등교 거부인가, 학생 때 자주 봤었지. 정말 걱정하느라 찾아가는 거 맞아?
격려와 설득이라도 해주려고?

 

이치지쿠

다른 이름으로 불러주는 거, 배려인데? 야츠모 선생님이라고 해 봐, 나중에 기록이 남을 거 아냐? 나 굉장히 상냥한걸. 당연히 이것도 걱정이지. 학생의 상냥한 마음씨를 폄하하면 안돼, 치바 선생님-. (구라다.) 격려해 주려고 며칠간 고민했는걸!

 

쿠로이키 야츠모

그런 걸로 하자, 상냥한 오오우나바라 학생. 그런 걸로 하자고. 물론 완전히 믿는 건 아니지만, 며칠씩이나 고민했다니 역으로 무슨 짓을 벌일지 궁금해졌어. 미래의 너는 정말 대단한 녀석이거든. (여러모로...)

 

이치지쿠

이 이상 미래 스포일러는 하지 마. 재미없단 말야. (등을 밀던 손을 떼고 경쾌하게 걷기.) 그야 난 대단한 게 당연하지만? (자화자찬!) 지금 가는 집은, 미사키네 집인데, 얘는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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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재미없어할 것 같아서 핵심은 전부 제해주고 있잖아. 내가 너에 대해 아는 것도 그리 많지는 않겠다만... (고민.) 아, 알지알지. 걔 아니야? 그... (사실 기억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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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응, 그? 모르지? 그럴 줄 알았으니까? 다들 의외로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지, 매정한 사람들이라니까. 유명인도 길어야 6개월, 세월이 무상하네. 그런 널 위해서 말하자면 의외로 모범생인 미사키 군이야. 특이사항이라면 아버지 쪽에 있으려나? (빤~히) 미래의 너는 중독자도 자주 봐? 예스 아니면 노로 충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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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미사키 군에게는 미안하게 됐네~ 난 원래 주변인들 잘 잊어버리는 편이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무슨 일로... ... 아버지? (고개 기울인다.) 중독자라면, 어느쪽이지? 어디든 자주 마주치기는 했어. 예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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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건망증 단세포. (일단 찔러보는 성격은 이때부터다.) 하지만 그렇다면 말이 빠른걸. 그런 사람이야~. 이제는 정말 지독해서 제대로 생활이 안 된다고, 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미사키 군이 말이지, 펑펑 울면서 말하는 걸 들었다는 말씀. 하지만 선생님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잖아? 이런 거 경찰도 소용 없어, 아슬하게 위법 아니거든.
그래서 대신 내가 지지해 주려고 하는 거야. 선택지 하나를 늘려 주려고. (쨘. 한쪽에 쭉 메고 있던 가방을 보여준다.)

 

쿠로이키 야츠모

(늘어놓는 말들을 가만 들으며 끄덕이던 고갯짓이 점점 느려진다. 마지막에는 '선택지?'라고 중얼거리며 완전히 움직임이 멎는다.) 선생도 경찰도 바로잡을 수 없는 문제는 더러 생기는 법이지. (가방 넘겨받은 뒤 내용물 확인한다.)

 

Story

학생답지 않게 책 한두권 담긴 가방에서 제일 눈에 띄는 건 분명히 저 천에 한 번 대충 감싼 식칼일 겁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조용히 식칼 꺼내든다.) 뭘 일으키려는 지 알겠어. 알겠는데...
미사키 군이 엄청난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정말 사람이 죽을 수도 있거든.

메인

 

이치지쿠

응, 그렇겠지. (신기한듯 식칼과 야츠모 한번씩 보고 손 내민다. 돌려줘.) ...이상하네, 이러면 안 된다고 할 거야? 사람 죽는 일은 이미 많이 봐왔을 거 같은 느낌인데. 알고 있어, 그러니까 주는 거야. 이런 방법도 있다고 알려주지 않으면 미사키 군이 가엾잖아?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흠. (식칼 잡은 손 뒤로 물린다. 이래도 잡나?) 많이 봐왔지. 그런데 그만큼 다른 일도 많이 겪어봐서 알아. 더 말하면 또 스포일러가 될테니 닥치고 있겠지만...
(그 뒤에 얌전히 돌려주기야 하지만.) 정말 전달할 생각이라면 말리지는 않을게~ 대신 그 뒤로도 쭉 감시할 거야. 어때?

 

이치지쿠

저기, 뭐야. 그러니까 사실은 그렇게 말릴 생각도 지금은 없는 거잖아? (칼의 손잡이를 낚아채듯 잡고 흥,) 별로 상관없지만. 감시해서 뭐에 쓰게? (다시 천을 대충 감아 가방에 넣는다.)

 

쿠로이키 야츠모

하하, 전달만 말리지 않을 뿐이지. (정말 죽이려 든다면 그때는 말리겠지만...) 너나 미사키 군이 허튼 짓 못하게 보려고. 그 정도는 상관 없잖아?

 

이치지쿠

...미지근해. (흘끔 보고 다시 걸어간다.) 응, 뭐 그것도 나쁘지 않네. 나는 찔러 버려도 된다고 하고 너는 말리고? 천사랑 악마 놀이라도 하는 거 같아서 좋아. 어느 쪽을 골라도 미사키 군은 답답한 인생이란 건 변함 없지만. (일부러 밝게 고 고! 하고 외쳐본다.)

 

Story

고 고! 동급생한테 아버지를 찌르라고 하러 가는 길 같지 않게 경쾌한 순간입니다.
15년 뒤 일이지만 닉네임 끝내주게 잘 지었네요, 천사라니!
골목을 지나면 시들시들한 담쟁이 덩쿨이나 은목서 나무가 반겨줍니다. 그린 듯이 어두운 동네입니다.

메인

 

Story

문 앞의 낡은 초인종은 무시하고 대문 안으로 들어섭니다. 관리가 안 된 집이라는 게 대놓고 보이네요. 흐린 전구라던가, 먼지 쌓인 여기저기.

 

쿠로이키 야츠모

(그럼 저쪽은 악마인가? '마리아'라는 닉네임 상기하자 잠시 어이가 없어진다.) 여긴 분위기가 왜이리 칙칙해?

 

이치지쿠

그야 그런 동네니까. 파칭코 있고 애들은 알면 안 되는 직업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골목 주변이고 상가고. (쭈그려 앉아서 가방에서 칼부터 다시 꺼낸다.)
저기, 옆에 빌라? 보여? 저런 게 들어서면서 여길 둘러싸서 더 어두워졌어.

 

쿠로이키 야츠모

(어두운 동네에서 바닥에 쭈그려 앉아 식칼을 준비하는 흑세라.... 지금 상황 곱씹고 그대로 헛웃음.)
아~ 저거 거슬리지. 이래서 건물 지을 때는 위치 좀 제대로 고려하라니까...

 

이치지쿠

(그리고 그 앞에 선 붕대 감고 선글라스 쓴 체육복...) 이게 다 주변에 관심과 애정이 없는 현대 사회 문제에요. (그럴듯한 말 하며 창문 아래 벽을 똑똑.)

 

쿠로이키 야츠모

너는 애정이 가득해서 이런 이벤트를 준비한거고? (가만 지켜본다.)

 

이치지쿠

어떨까? 적어도 궁금해하지도 않는 사람들보단 그렇겠지. 아하하, 서프라이즈 이벤트 같네,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어울리는 노래라도 불러 주는 건데. ...미사키 군~, 있어?

 

쿠로이키 야츠모

이 상황에 어울리는 노래가 얼마나 있다고. (2011년도의 유명 CM송이나 작게 흥얼거리며 기다린다.)

 

Story

먼지와 녹 때문에 끽끽거리는 소리와 함께 창문이 열리면 문 틈으로 기가 팍 죽은 모범생 같은 얼굴의 학생이 고개를 내밉니다.

 

미사키

... (인사를 하려고 입을 벌리다가 뒤에 있는 야츠모를 보고 흠칫.) ...저, 저사람은 누구야...?

 

쿠로이키 야츠모

(씩 웃으며 사람 좋게 손 흔들어 인사한다. 입모양으로 '안녕')

 

미사키

(우물쭈물하다가 고개 숙여본다.)

 

이치지쿠

안녕~, 미사키 군. 저 사람은 별로 신경 안 써도 돼. 지나가는 자원봉사자야. (이런 소개...)

 

쿠로이키 야츠모

자원봉사자입니다~ (친절히 덧붙여준다...)

 

미사키

(잔뜩 긴장한 얼굴로 보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네...' 둘을 번갈아본다.) ......그, ...여기는 무슨 일로...?

메인

 

이치지쿠

네가 걱정되서 와 본 거야, 미사키 군. 얼굴이 엉망이네~. 요즘 학교에도 안 나오고. 저기, 괜찮아? 아버지는 변함 없으셔?

메인

 

Story

어두운 동네라 더 나쁜 안색으로 보이는 미사키는 가뜩이나 시무룩하던 표정을 점점 일그러뜨리더니 울기 시작합니다.
이렇게까지 콧물눈물 다 흘리면서 우는 사람 보는 일은 참 드뭅니다.
이상하게 옷깃에 눈물이 떨어져도 색이 그대로다 싶더니, 우리가 오기 전에도 울고 있었던 모양이군요.

 

쿠로이키 야츠모

... 힘든 사람은 어느 시대에도 있는 모양이네.

 

Story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렇습니다.

 

이치지쿠

(신기한 듯 보다가) ...우와, 엄청 울고 있네. 미사키 군, 가진 수분을 다 쏟아낼 것 같잖아. 그만 울어, 그만 울어. 기운 차려야지. 이대로 울다 끝나는 것도 분하잖아, 그렇지? 미사키 군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쿠로이키 야츠모

(말리지 않는다고 해뒀으니...한 걸음 물러서 팔짱끼고 지켜본다.)

 

미사키

...흑, 끕, 그, 그렇지만, (코를 크게 훌쩍 들이마시고) 기, 기운을 차린다고 해도...열심히 해도 아, 아, 아버지는 계속 아버지고, (혹시 다른 사람이 들을까 봐 잔뜩 숨죽인 고함을 짧게짧게 지른다.) 선생님도! 경찰도, 버티는 게, 그거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그게 이기는 거라고...

 

Story

많은 문제들이 이렇게 유예되곤 합니다. 운이 좋다면 딱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알려주러 왔어!

 

이치지쿠

미사키 군, 그건 남이 해결해주길 바랄 때 얘기지. (뒤로 숨기고 있던 천에 싼 칼을 멋진 미소로 토스. 하면서 정말 안 말리나 신기한 듯 야츠모도 한번 본다.)

 

쿠로이키 야츠모

(달리 초조해하는 기색 없이 그저 평온한 얼굴로 바라본다.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묘하게 자신 있다는 얼굴인가?)

 

이치지쿠

(왜? 하듯이 한쪽 눈썹을 찌푸렸다가 다시 미사키를 향해 웃어본다. 수상쩍은 냄새 나네~.) ...왜, 너한텐 문제가 없지? 그럼 아버지만 사라지면 되는 거잖아.

 

Story

미사키의 얼굴이 이번에는 겁에 질립니다. 건네받은 칼을 꽉 쥐고 헤메듯이 이치지쿠와 야츠모를 보는 시선!

메인

 

Story

하지만 아버지인데? 제일 먼저 당연한 질문이 돌아옵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생각보다 가족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거든. 아니, 조금 다르게 표현해야 하나? 널 힘들게 한다면 아무리 가족이어도 끊어내도 괜찮으니까.
하지만 그걸 위해 꼭 칼을 휘둘러야 할까...

메인

 

이치지쿠

이런 상황에서 칼 외에 무슨 방법이 있는데? 게다가 미사키 군, 중요한 건 네 기분도 있지. 너만 상처받고 너덜너덜해져서 아버지가 밉지 않아?
덩치로는 못 당해내도 칼 같은 건 누구한테든 평등하잖아?

 

Story

야츠모와 이치지쿠를 반복해서 번갈아보던 미사키는 다시 우는 얼굴로 회귀합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어우 저렇게 울다가 탈수 오겠어. (고개 젓는다.) 이름이... ... 미사키 군, 넌 찌르고 싶어?

메인

 

미사키

저, 저는... (히끅이며 칼을 양 손으로 꽉 쥔다.) ......어디서, 차라리 칼 맞고 와서,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모, 모르겠어요......무섭고, 그래도 아...아버지고, 하지만, (그러면 저는 정말로 어쩌면 좋죠, 잔뜩 흔들리는 목소리로 중얼중얼.)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찌르고 경찰이 널 데려가도 제대로 그 시간을 견딜 수 있겠냐고. (칼을 쥔 손 아무래도 좋다는 듯, 미사키의 눈을 응시한다.)

 

미사키

(칼을 쥔 손이 새햐앟게 변한다.) ... ... ... 그, ... ... 그건, 그건... ... 싫어요... 저렇게, 손가락질 당하면서 사는 건, 싫어... ... (끅끅, 숨 넘어가는 소리로 겨우 대답한다.)

 

Story

당신이 미사키를 설득하는 동안 이치지쿠는 갑자기 입을 다물고 빤히 바라보기만 합니다. 킁...콧물 삼키는 소리와 함께 미사키가 얼굴을 문질러 닦습니다.
여전히 처참한 몰골이지만 그렇습니다. 사람을 찌르겠다는 결심 같은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면 우리 오늘을 마무리하기 전에 잠깐 운 좀 시험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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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 쿠로이키 야츠모 ] 행운 : 85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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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cc<=85 행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보통 성공

 

Story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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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5판 중에서 2판을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뽑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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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이치지쿠는 조금 밖에 귀를 기울여 보는 듯 하더니 시시해진 표정으로 둘을 부릅니다.

 

이치지쿠

...저기, 너 운이 좋네. 원래 이 시간이 딱 미사키 군 아버지 타임인데. (가방을 고쳐메고 빙글 턴.) ...그거 선물로 줄게, 미사키 군. 혹시 나중에 잘 쓰일지도 모르잖아?

 

쿠로이키 야츠모

응, 내가 워낙 운이 좋은 편이라. (선글라스 고쳐쓴다.) 미사키 군, 후회할 것 같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좋아. 그 칼은 음식 손질에나 써버리자. (뒤로 손 흔들어주며 따라 나선다.)

 

Story

미사키는 머뭇거리다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하고 다시 끽끽 소리나는 창을 닫습니다.
칼은 여전히 손에 쥐여져 있지만 천에 감싸여 있으니 반반이라고 할까요?

 

이치지쿠

(음식 손질이라는 말에 흥 하며 거리를 터벅터벅.) 요즘 애들은 기개가 없네. 저기, 아까 말들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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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그 나이에 기개 있는 편이 더 신기하거든. 모두가 너나 나 같은 줄 알아? (느릿하게 하품한다.) 글쎄, 어떨까?

 

이치지쿠

흐음. 경험담이라면 비웃고 아니어도 비웃을래. (벌써 성격 쓰레기, 17살인 만큼 끈덕지진 않았다.) 너는 이걸로 만족해?

 

쿠로이키 야츠모

그러셔. 슬슬 그 비웃는다는 것도 익숙해지려던 참이거든. (정면 보고 걸음 옮긴다.) 찜찜한 구석도 있지만... 괜찮지 않아?
그리고... 너 그렇게 아무데나 찌르고 다니다가 그대로 돌려받는 수가 있다~?

 

이치지쿠

그런 건 당연히 조심하고 있어. (발로 돌조각 툭툭 차 앞으로 던진다. 미래를 모르면 용감하지!) 혹시 그렇게 되더라도 안 죽을 수 있게 열심히 하고 있거든? 아예 위험한 일로 뛰어든 사람이 할 말이 아니네.
하지만 대충 알았어. (발을 딱 멈추고) 야츠모 군은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건성이라는 거 말야. 난 밤에 또 가 볼 거야.

 

쿠로이키 야츠모

기막힌 우연이네, 나도 죽지 않도록 열심히 사는 중이거든. (겸사겸사 네 경호 비슷한 것도...이쪽은 입 안으로 삼킨다.) 위험한 일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너보다는 살만할걸.
밤에? 상황이라도 지켜보려고?

 

이치지쿠

나한테는 굳이 죽이러 올 가치도 별로 없는걸. 나보단 살만하다니, 그렇게 마음 놓고 방심하고 있다가 여기저기 붕대 감을 정도로 다치게 된 거야! (다시 말하는데 미래를 모르면 이하생략.) 그야 밤이 제일 난장판인걸, 그 집.
(나쁜 일만 포기가 느린 녀석.) 그런데 넌 못 돌아가면 숙소는 어쩔 거지? 노숙? (노-숙? 이 단어 말할 때 일부러 늘려 묻는다.)

 

쿠로이키 야츠모

너야말로 말이야, 그게 진짜 방심하는 태도라니까... 직접 겪어보면 알겠지! 넌 미래에 좀 보자.
아... (15년 후 노숙자냐는 질문을 받는 모습이 그려진다.) ...못 돌아가면? 돌아갈 때까지 붙어다니면서 귀찮게 해주지.

메인

 

이치지쿠

(메롱이나 하는 중) 나중 일 같은 건 몰라. 그보다 15살 아래인 애 귀찮게 굴 정도로 심심하면 그네나 밀어줘. (사정 다 알면서 모른척 나이차 활용하기.)

 

쿠로이키 야츠모

(머리 쥐어박을까 고민함) 오냐, 열-심히 밀어주마~ 그네 타다가 날아가도 난 모른다?

 

이치지쿠

바보야? 그네를 아무리 열심히 밀어서 한 바퀴 돌아도 무사하거든. 롤러코스터 같은 거니까? (옆으로 빠지는 구석의 놀이터의 낮은 담을 폴짝 뛰어넘는다.)

 

Story

하지만 이치지쿠여, 그네 타다가 날아가는 사람도 실존한다.

메인

 

Story

끽끽 소리나는 옛날식의 그네가 그립습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마찬가지로 가볍게 넘어 놀이터로 들어간다.) 그래? 그 말을 후회하게 해주지. (그네로 천천히 다가간다. 사악하게 웃으며...)

 

이치지쿠

(응? 어라, 안면 근육 움직이는 게 뭔가 익숙하지만 다른데. 그렇다고 할까 왠지 나쁜 감이 드는 듯 하다.) ...17살한테 진심으로 하려고? (필요할 때만 나이 끌어오기!)

 

쿠로이키 야츠모

진심으로 안 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완전 깔보고 있다. 손 꺾어가며 풀어준다...) 빨리 앉지?

 

이치지쿠

(뚱한 얼굴로 그네에 털썩...앉는다.) 아니, 엄청 진심 같은데에... 뭐 좋아. 안 날아갈 테니까. 밀어. (^^)(양 옆의 줄 꽉!! 잡기)

 

쿠로이키 야츠모

(느린 박자로 그네 밀기 시작한다. 다섯 번 쯤 왕복한 후로 점점 속도가 붙어 빨라지는데...)
(정말 날려버릴 기세로 힘을 싣는다.)

 

이치지쿠

저기, 느린데~, 날아가기는 커녕 애들을 태워줘도 느긋하게 졸 것 같은 속도... ...응?! (털 곤두세우듯 퍼뜩 튄 어깨. 줄을 잡던 손을 서로 맞잡아서 벨트처럼 만든다.) 잠깐, 얼마나 더 밀 생각이야?!

 

쿠로이키 야츠모

엉? 네가 말했던 것처럼 360도 돌 때까지? (멈출 생각은 없는 모양....) 혹시 무서워? 무섭다고 하면 관둬줄 의향 있는데...(^^)

 

이치지쿠

(서로 잡은 양손으로 버티다가 아 진짜! 하는 짜증 섞인 소리와 함께 손을 푼다. 그네가 다시 앞으로 밀리는 순간에 맞춰서 스스로 먼저 뛰어내려보면...)
cc<=40 행운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3 > 23 > 보통 성공

메인

 

이치지쿠

(...네 착지! 착지 했습니다, 좀 비틀거리긴 했지만 멋드러지게. 아마도?) ...정말 날릴 기세로 밀었어! 저기, 그랬지? 진짜 날아갔으면 어떡하려고? (숨 몰아쉬며 빠르게 쏘아붙이고 끝!)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오. 박수!) 날아갔으면? 멋~지게 낚아채서 '공주님 안기' 해주려고 했지. (정말?) 무섭다고 싹싹 비는 꼴 궁금했는데, 이건 다음 기회로 넘겨야겠네에.

메인

 

 

.

메인

 

이치지쿠

서커스 단원도 아니고... (투덜거리면서 안 믿음.) 저기, 나이 먹고 어린 애 겁 주면 즐거워? (미래 동갑인 거 알아도 필요할때 써먹는 나이차,)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응, 사실 서커스 단원이야. (씨알도 안 먹힐 말을 농담이랍시고.) 한참 아는 사이다보니 어린 애라는 느낌이 없는데... ...아닌가, 그래도 아직 애 티가 나나? (한참 그네 밀던 손 턴다.)

 

이치지쿠

(진짜 씨알도 안 먹힐 소릴 하네 하고 보다가 그네 옆 난간에 걸터앉아서 다리만 달랑거리기 시작) 그네 타고 있다간 아저씨 보기 전에 내가 먼저 기절할 거 같으니까 이제 패스할래.
그런데 있지, 이미 벌어진 상황이랑 마주하면 어쩔 거야? (하늘 보고 시간대 가늠하며)

 

쿠로이키 야츠모

음? (자연스레 같이 시선이 하늘로 움직인다.) ...그러게, 어쩌면 좋을까... 우선 미사키 군을 진정시키는게 먼저려나.
이미 벌어진 걸 되돌릴 수야 없으니까. 그래서 지켜보려고 한 거고.

 

Story

어느새 저녁 노을이 기울었습니다. 곧 빨간 색은 거의 안 남겠군요.

 

이치지쿠

(흐~음) 새삼 물어보는데, 왜 말리려는 거?

 

쿠로이키 야츠모

이유가 필요해? 사람이 죽는 꼴은 보기 안 좋잖아.

 

이치지쿠

오호. 어떤 사람이라도?

 

쿠로이키 야츠모

웬만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이치지쿠

그래? (그림자가 건물 너머로 사라질 때쯤 빙그레 웃으면서 난간에서 다시 내려온다.) 저거 죽어도 상관없겠다, 라던가 죽는 게 낫겠다, 생각한 적 없어?

 

쿠로이키 야츠모

생각이야 종종 해봤지만, 그건 내 감상이잖아? 죄든 은혜든 살아서 갚아야 해... 라고들 자주 그러지. 틀리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해. 왜, 의외야?

 

이치지쿠

반반이야. (자, 갈까. 가방을 다시 손에 들고) 그야 어느 정도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해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이고, 야츠모라면 그러니까 '죽어도 별 수 없지'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미래는 깜짝상자네~.

 

Story

15년은 깁니다. 다시 그 집으로 향할까요? 어둑어둑한 거리가 반깁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실제로 그랬었지, 예리한데, (중얼거리며 따라 이동한다.)

 

Story

자자, 낡은 집을 다시 보여줄 필요는 없고. 달라진 점을 늘어놔봅시다.
먼지 붙은 현관 등이 희미하게 켜 있는 점이라던가,
쓰러진 현관의 신발장이라던가,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욕설 섞인 고함과 눈물 젖은 사과 소리 같은 걸 말입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미간을 찌푸린다.) 확실히 난리도 아니군.

 

Story

쾅인지 둥인지 둔한 소리는 물건 내던지는 소리일까요?
"쓸모 없는 녀석!" 돌아왔는데 반기지도 않고, 집도 엉망이고, 그런 불합리한 비난이 하나 둘 셋 넷...이하 생략.

 

이치지쿠

(문득 생각나서 말해본다.) 저 아저씨, 살려두면 죗값 치룰 거 같아?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어디 가둬두면 싫어도 치뤄야 할 걸. 보통 그 역할을 감옥이 하지 않나? 경찰이라던가.

메인

 

이치지쿠

가둬지면 말야. 그거 알아? 지금 시대에 저건 죄가 아니란 말이야. 미래엔 죄가 되는 모양이지?

 

Story

2011년도 메타적으로는 아직 멀었는데 지금은 90년대니까 말이야. 인생 쉽지 않네요.

 

쿠로이키 야츠모

(쉽지 않네)

 

Story

아무튼, 이런 대화를 하는 사이 문 안쪽의 상황은 약간의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미사키의 목소리가 틀림없는 사과하는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아버지의 고함에 맞춰서 드문드문 소리치는 말이 들려오는 겁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오?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인다.)

 

Story

"그러는 당신은 내 인생에 도움이 된 적이 한번이라도 있어?!" 꾹 억눌렸던 목소리가 크게 한번 터지고 잠깐 정적.
어디서 말대꾸야!
뭔가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남자의 고함이 이어집니다. 일촉즉발.

 

쿠로이키 야츠모

...야, 역시 지금 막는 편이 좋겠어. 그게 누구든. (현관으로 성큼 다가간다.)

 

Story

현관으로 들어서면 멀리서 보였던 난장판이 좀 더 가까이 보입니다.
아마 남자가 꺼내 헤집어놨을 옷가지가 바닥에 널려있고,
이를 타넘어 거실로 향하면 우와, 그린듯이 해골같은 얼굴을 한 아저씨가 한 손에 화병을 들고 돌아봅니다.
우와, 그린 듯한 막장 인생 중독자 같은 얼굴.
그 앞에 밀쳐진 듯 주저앉은 미사키가 이를 악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그래, 저런 얼굴... 자주 봤지, 그렇고 말고.

 

Story

아저씨, 카악 퉤, 침을 뱉으며 뭐야, 이 새끼?! 이번 타깃은 당신인 모양입니다. 정말 너무 익숙한 태도네요.

 

이치지쿠

(히죽 웃으며 따라 들어온다.) 이런 것도? (죽는 것보단 사는 게 낫다고? 반복질문!)

 

Story

아저씨는 화병을 내던지고 미사키와 우리를 손가락질하기 시작합니다. 요약하자면, 이 망할 놈, 또 무슨 거짓말을 해서 남한테 폐를 끼치고,

메인

 

Story

우리 쪽으로는 불법 침입이야, 빨리 안 꺼져! 챙그랑 하는 소리가 경쾌할 정도로 탁한 목소리입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그런 상황에서도 잘도 태평하게 턱을 어루만진다. 날아드는 파편을 여유롭게 피하며...) 앞으로 얼마나 여기에 간섭할 수 있지? 여유가 있을까? ... (미사키 손목 잡더니 그대로 밖으로 줄행랑.) 일단... ... ...아들은 내가 납치한다!

메인

 

Story

도망가볼까! 뭐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때에는 이런 것도 분명 방법입니다. 에? 하는 미사키와 이치지쿠의 당황한 목소리를 배경으로 두고 난장판이 된 현관을 빠져나옵니다.
역시 황당했는지 아저씨의 목소리도 잠시 백그라운드에서 멎습니다.
곧 다시 고함 지르며 쫓아올게 분명하지만요. 근데 어디로 가지?
어디로 갈까? 아까 그 놀이터도 좋고, 학교에 숨어들어도 괜찮고, 아는 곳이 있다면 거기로 가도 좋고, 상관없겠죠. 일단 여기만 아니면 되니까.

메인

 

이치지쿠

(정말 황당하다는 얼굴로 뒤따라오다가 이쪽이 앞서서 훌쩍 뛰기 시작한다.) ...저기, 이런 건 예정에 없었는데?! 아, 정말...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예정에 없는 편이 재밌지? (앞서서 뛰는 모습에 웃으며 따라간다.)

 

Story

.

메인

 

이치지쿠

(앞장서 쭉 달려간다. 학교다.) ...뭐어, 그건. (그건 그래. 뒤늦게 웃음소리 흘리면서.)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이 방향은... 아, 지금 당장 거기 만한 데가 없기는 하지.

 

Story

교문은 잠겨 있지만, 뭐 어때요. 담 좀 넘어본 사람 둘, 그중에 한명은 자물쇠 따는 게 일상인 녀석이니까요.
"아무리 찾으러 온대도 학교로 갈 거라곤 잘 떠올리지 않으니까" 하며 선뜻 교문 자물쇠를 열어버리는 이치지쿠.

 

쿠로이키 야츠모

(익숙~ 하다는 얼굴로 자물쇠 따는 손놀림 본다.) 알아도 찾아오기 힘들지. 누가 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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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정말 수상쩍다 이 조합.
다행히 수위 아저씨는 이미 퇴근한 시간입니다. 그럼, 그럼. 11시가 넘었다고요.
미사키는 시종일관 당황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마른 웃음을 흘립니다.
교실 자물쇠는 높이 달려 있으니, 다시 옥상으로 가 봅시다. 계단에 앉아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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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답답하지 않냐? 올라가자. (한참 잡고 뛰었던 손목을 놓는다.) 밤공기는 기분을 좋게 해 주거든.

 

Story

뭣보다 하늘은 답답함을 뻥 뚫어주죠. 좋습니다.
옥상 문은 열린 그대로입니다.
우리 상황이랑 전혀 다르게 높은 여름하늘이 보여주는 별은 아주 예쁘군요.
세상은 세상, 나는 나.
어쩐지 다 해결된 기분에 미사키가 별 구경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이치지쿠

(그건 그거고. 별 보다가 으쓱이며,) 앞으로도 쭉 도망갈 거야? (양쪽에 물어본다.)

 

쿠로이키 야츠모

...거기까지는 생각 안 해봤어. 뭐어, 위협이라도 대신 해줄까? 근처에서 사는데 소리가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잔다던가. (손으로 깍지 껴 제 뒷목 받친다.)

 

이치지쿠

...그게 뭐야? (어이없다는 얼굴로 보다가 난간 아래에 앉는다.) 그런 걸로 해결되면 아무도 고생 안 해.

 

쿠로이키 야츠모

그야 그렇지. (잘 알고 있다. 빠르게 납득한다.)

 

이치지쿠

대책 없긴. (하늘로 시선 돌리더니 반쯤 투덜투덜...) 이거야 원, 이대로 밤 새는 동안 쭉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는 엔딩이잖아.

 

Story

그러나 미사키는 그런대로 마음이 편해 보입니다. 옥상에 주저앉아서 여기서 텐트 치는 건 안 될까, 그런 바보같은 소리를 해볼 정도로는 말입니다. 안 되겠지만요.

 

쿠로이키 야츠모

그건 더 안 되겠는걸. 하지만 재밌게 들려. (그대로 옆에 주저앉기까지.)미사키 군 일은 도와줄 사람이 충분하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하, 여기 오오우나바라 '군'을 포함해서. (그러며 이치지쿠에게 억지로 어깨동무.)
게다가...이 학교에 나랑 비슷한 녀석이 하나 있지. 그쪽이라면 언제 불러도 1인분은 할 거야.

 

Story

과거의 자신 끌어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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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아, 놔봐, 하면서 잠깐 짜증이 지나가다가 속삭임) ...저기, 과거 자기 팔아먹는거 양심 안 찔려? 미래에 미루는 사람은 봐도 과거에 미루는 사람은 처음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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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미룬다니, 신뢰하고 맡기는 거거든? (말은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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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말은 잘 해. (고개를 절레절레...)

 

쿠로이키 야츠모

왜, 나쁘지 않잖아. 더 적임자가 있어?

 

이치지쿠

... (부정할 수 없어 좀 뚱한 얼굴 됨.) ...뭐, 도와달라면 도와달라는 쪽이지...정말이지, 이렇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흐름이라니.
그 아저씨, 미사키 군을 어디 야쿠자한테 팔았다느니 어쩌느니 했는데 말야. 이건 어떻게 할래? (이제와서 폭탄 던져보기.)

 

쿠로이키 야츠모

평화 나쁘지 않아. 너도 평화를 사랑해 보라고... (등 가볍게 두드리던 손이 멎는다.) 어디 팔아? 확인은 해봐야겠지만... ... 그거야말로 그 아저씨 죽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잖냐!

 

이치지쿠

(메롱한다.) 그러니까 보복이라도 하라고 선심 쓴 거야, 음~, (미사키 보다가 신경쓰는 게 귀찮아졌는지) 야츠모 군. 이걸로도 화 안 내네, 재미없게.

 

쿠로이키 야츠모

내가 화내는 게 보고 싶어? 15년은 일러. 역시 아직 애가 맞아... 너는. (다 커서도 애라는 점이 문제지. 이 얘기는 속으로만.) ...미사키 군, 어때. 괜찮아?

 

Story

폭탄에 제일 큰 반응을 보인 건 역시 미사키 군입니다.
창백해졌다가, 울먹이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다가...

 

미사키

...저, 이거보다 나은 엔딩 같은 건 상상이 안 돼요.
사실 해결된 건 없는지도 모르지만...도망가는 건 생각보다 편하네요...

 

Story

그냥 이대로 도망가도 괜찮을 거 같다고 밝힌 소년은 사실 아까 정말로 찌를 생각을 했다고 별 아래에서 고해합니다.
그런 마음도 먹었는데 새삼 무서울 건 아직은 없을 것 같다고 말입니다. 아무튼, 뭔가 해볼까, 아직 꺾이지 않은 의욕이 새로 살아난 것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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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도망치는 거 편하지. 그거 내가 애용하는 방법이거든. 흐음... (별 하나는 참 밝네. 아직 20세기다 이건가...) 부딪혀야 할 때도 오겠지만. 찌르겠다고 결심까지 했으면 다른 일이야 거뜬히 이길 수 있는 거 아니야? 말 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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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옆에서 턱 괴고 구경하다가 흥, 하고 고개나 돌린다.)

메인

 

Story

미사키가 네, 하고 문득 밝게 대답합니다.
멋진 여름밤입니다.
한 명 뚱한 사람이 있지만 뭐, 이 녀석은 다 짜증 낼 때나 즐거워하니까요. 선글라스를 뚫고 보이는 20세기의 밝은 별빛을 즐겨 봅시다.
이 다음에 어떻게 하면 좋지? 도망간다면 좀 먼 마을로 가자. 일본은 뭐 적당히 가명을 대도 아무도 모르니까요.
이런 사람 숨겨줄 아는 사람 있나요? 도와줄 법한 사람은 알고 있나요? 더듬더듬 기억을 쫓아서 미사키에게 이런저런 것을 알려주고 있으면...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 뚝 떨어지는 것을 이치지쿠가 가리킵니다.
어라, 이 시기에 별똥별이 떨어졌던가? 기억나지 않네요. 당신의 운이 좋은 걸수도 있고요.

 

쿠로이키 야츠모

오, 별똥별? 별 일이네. 오늘 운이 꽤 좋은가 본데?

 

Story

그러게 말입니다. 밤의 학교 옥상에서 별똥별 바라보기...겪기 어려운 낭만이네요.
그런데 어라, 돌아오는 대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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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밤하늘, 그대로. 문득 눈을 감았다 뜨니 21세기의 흐린 밤하늘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어라, 여기 어디냐? 둘러보면 학교 옥상은 어디로 사라지고 익숙한 2011년의 이케부쿠로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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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이게 무슨 일이래. 핸드폰을 확인해 봐도 아까와 같은 시간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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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야츠모 군 아냐. 거기서 뭐 해~?
재밌는 일 있었어? (히죽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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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뭔가 묘하게 찔리는데... 제 목이나 어루만진다.) ... 시간여행? (누가 들으면 잠꼬대로 오해하겠거니.)
옛날 생각 좀 했어... 넌 뭐야? 갑자기 튀어나오네.

 

이치지쿠

무슨 바보같은 소리야? (어깨를 으쓱이면서 빤히 바라본다.) 저기, 내 주 활동 시간대는 이 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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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바보같은 소리기는 하지, 내가 들어도 이상하니까... (갑자기 나타난 시간여행의 또다른 주인공 눈으로 가만 훑는다.) ... 너, '미사키'라고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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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뭐 이상한 거라도 먹었어? (그런가~? 하며 찬찬히 살펴보고) 그야 알지만 네가 말할 줄이야. 갑자기 뭐야? 사이타마 다녀왔다고 떠올렸을 리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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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어? 어쩌다보니 알게 됐다고나 할까. (완전 버릇이 되었는지 어깨 으쓱인다.) 그 미사키 군은 결국 어떻게 됐지, 혹시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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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어쩌다보니 말이지~. (흐응~헤에~이런 반응 지나가고)
뭐 있었던 일에 비해서는 잘 살고 있는데? 정말 사람이라는 건 싫은 건 의외로 금방 잊어버린다고 할까, 되게 편리한 머리를... (하고 말하다가 고개 기우뚱.)
음~... ... ...응? 아니, 이상하네. 분명 유혈 사태가 났던 거 같은데. (이쯤 중얼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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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키 야츠모

너도 기억 못 하는 게 있어? (슬슬 놀리는 투 장전.)
잘 지내고 있다면 다행이고. 아는 사이거든. 깊개는 아니지만~ 그래, '어쩌다보니' 말이야.
...생각해봤는데, 역시 너는 15년이 지나도 애야.

 

이치지쿠

시끄럽네에, 이상한 기억이 또 있는 거야. 사람 뇌는 정말이지... (의아한 듯 귀찮은 듯 투덜거리다가)
그보다 15년이 지나도록 중요한 걸 못 찾은 발달 단계 소년한테 듣고 싶지 않은걸, 야츠모 군. 짧은 동갑 시기나 즐기고 있어. (메롱입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찾아가는 중이거든. 왜 이래? 내가 중요한 거 찾아서 몰두하겠다고 버리고 가면 심심해 할 거면서. (자의식 과잉이다. 아마도...)

 

이치지쿠

...자의식 과잉이야. 그보다 진전 없는데 찾아가는 중이라고 하나, 보통? (진전 없는지 있는지는 모름! 휠체어만 살살 굴린다.)

 

쿠로이키 야츠모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잖아~ (뒤로 이동해 휠체어나 멋대로 움직여버린다.) 자자, 활동 시간이라고 했지? 구경이나 가보실까. 마침 할 일 없던 참이고. 아, 설마 너도 시간이나 떼우려고 나온 건?

 

이치지쿠

무슨 소리야, 야츠모 군? 당연히 시간 때우려 나왔지. 마루베(aka 편집자씨)가 마감하라고 찾아올 시간이니까. (도망 나왔단 소리!)

 

쿠로이키 야츠모

이야, 작가라는 것도 골머리 꽤나 썩히는 직업이구만? 편집자 씨에게는 미리 미안하다고 해둬야겠어... ... 어디로 도망칠까?

 

이치지쿠

응, 그렇네... ...적당히 재미있는 곳? 뭐 알아, 야츠모 군?

 

쿠로이키 야츠모

성인 둘이 도망쳤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곳... 학교라던가? (우스갯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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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지쿠

그거 좋네. 마루베가 백년쯤 머리를 굴려도 거기만은 안 올 것 같고...
좋아, 그럼, 야츠모 호 출발! (5년전쯤 방송해준 애니메이션 구호처럼)

 

쿠로이키 야츠모

자연스럽게 부려먹기는. 갑니다! (그렇게 둘은 학교로 향했다 . . . 이하 나레이션.)

 

Story

2011년만에 보는 학교. 역시나 수위 아저씨는 퇴근하셨고...
익숙하게 자물쇠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좀 세련되어진 밤의 학교로 갑니다. 야, 그런데 정말 오늘 별일이었어.
그래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을지도 몰라.
그 시절의 기사를 찾아보면 익숙한 이름의 소년이 실종되었다는 정도의, 아는 사람에겐 평화로운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오늘 마지막 일탈은 여기서 끝내자.

@인스님